나
당신과 그냥 좋은 인연으로 만나서
서로에게 부담없는 친구가 되자고...
시작은 그러했습니다
어쩌다가 이렇게 온통 빠져버렸는지...
어느 누구에게도
사과씨 만큼도
내 마음 주지 않았는데
어느 순간 가슴 떨림으로
잠못 이루는 나를 보았습니다
슬픈 그대 모습에 나도 같이 우울해지고
기쁜 그대 얼굴에 내 얼굴도 덩달아 환해지는
그대 따라 온종일 동그랗게 원을 그리는
키작은 해바라기처럼...
사랑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
오래전에 알고서도
영혼 깊은 곳에 심은 그대의 뿌리가
조금씩 내 몸을 가르고 있는데...
운명처럼 다가온 이 느낌으로
다시 내 운명 안에 그대를 담습니다
이제
그대에 대한 내 사랑
한숨 호흡 고르고
잠시 눈감아 보렵니다
당신의 짤막한 글 속에서도...
당신의 몇 마디의 말 속에서도...
나를 위해주는 마음
나를 그리워하는 마음
다 헤아릴 수 있습니다
마치 소금쟁이가 물위를 걷듯
말 한마디 표현에도
조심조심 다가오는 당신
언제나 변함없는 미소로
늘 그자리에서
나를 지켜봐주리라는 믿음이 생깁니다
처음에 선뜻 다가서지 못한 건
돌이킬 수 없을 것 같은
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
그대를 그리워하고...
그대가 보고 싶어
때로는 힘겨울 날도 오겠지만...
우리 서로 사랑하고
우리 서로 그리워하며
같이 느끼는 것만으로도...
우리의 행복임을 그대는 아는지요
오늘도...
그대를 생각하며
불어오는 바람결에
내 마음 실어
그리움의 향기 띄웁니다
이제 그대를 위해
마음을 비워야 할 것 같습니다
머지않아 가득하게 차오를
그대를 가슴에 담으려면 지금 꼭
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
살아감이 그러하듯
그대 이제 내 속으로
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
우리 살아가는 아름다움에
취할때 당신과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...
사랑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나이는 지났지만
지금도 나는 기다리고 있지
사랑이라 부르지 않아도
사랑일 수 밖에 없는 사랑을
물 흐르는 아픔과 꽃피는 고통을 알게 되었어도
나는 언제까지나 그리워하고 있지
더럽혀지고 잊혀져도
죽을 때까지 사랑인 사랑을
황경신 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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