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봄이 오면

겨울나무이야기 2009. 2. 7. 07:57

      봄이 오면 - 민지 배미애 우유빛으로 기침하는 대지를 두 손 모아 부르다 겨울 안개로 덮혀 있는 숲을 깨우는 봄이 오면 나도 조용히 봄으로 깨어나고 싶다 살 찌르는 봄 향기에 콩밭 같이 떨리는 꽃대의 긴 목 위로 연 초록이 기쁨으로 흐드러지면 나무에 가지가 희망의 하얀 등불 올리고 인중에소복히 쌓인 겨울 털어내는 먼 산 끝에 초롱한 얼굴 내미는 들녘에 들꽃이 피어나면 나도 그 곁에 새 기쁨으로 피어나고 싶다 하루 내 새 싻 틔우느라 해살이 제 몸을 투명히 부수는 앞 마당에 하늘이 은빛 날개로 내리면 나도 날개로 돋아나고 싶다 두 다리에 날개 달아 강의 맨 얼굴 드러나도독 내가 가고픈 곳 어디던 갈 수 있게 꿈꾸는 생명으로 정원이 나날이 맑아지면 겨우내 몸 누르던 무성한 시름 벗어내고 나도 졸 졸 흐르는 맑은 산물이 되고 싶다 그 맑은 호수 같은 마음의 창에 새가 돌아와 울면 샘 같은 풀꽃이 흰 물방울 세상 이룰 그 곳에 삶의 향기로 깨어나기 위해 푸른 땀 흘리며 오늘도 바람 속을 걷고 있을 연꽃 같은 고운 당신이 늘 쉬어갈 수 있게 봄이 오면....봄이 오면..... 2009.2.5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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