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날이 오면
나 죽어 이땅에 한줌의 흙이 되고
대지의 밀진 거름이 되리라
그날이 오면
푸른 구슬 솔가비로 하늘을 가리고
새와 그림자로 무리지어진
나 한그루의 큰나무가 되리라
잎이 들어진 그늘과
낙엽으로 헝클어진 대지의 자연으로
둔덕많은 언덕위의 그림자처럼
끝없는 수평선의 빈배가 되고
피곤한 나그네의 오막살이 되는
나 한그루의 큰나무가 되리라
머언 훗날
가시덩쿨 우거진 숲속의 오솔길을
나 혼자 헤치며 걸어갈 때
새소리 풀내음과 잡초소리 들으며
혼자만의 그림자를 이끌고 가는
나 한그루의 큰나무가 되리라
갈 수 없는 시절의 추억을 보듬고
우리네 인생길의 원시림을 향하여
울림없는 빛줄기와 물결소리 벗 삼아
눈짓으로 화답하며 웃음으로 건너가는
나 한그루의 큰 나무가 되리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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