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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..김춘수

겨울나무이야기 2008. 12. 9. 11:22
   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
      그는 다만
     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.

   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
      그는 나에게로 와서
      꽃이 되었다.

   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
      나의 이 빛갈과 향기에 알맞은
    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.
      그에게로 가서 나도
      그의 꽃이되고 싶다.

      우리들은 모두
      무엇이 되고 싶다.
     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
      잊혀지지 않는 하니의 눈짓이 되고 싶다